
포스코홀딩스가 호주와 아르헨티나의 리튬 자원에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우량 리튬 자원을 확보해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원가 경쟁력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12일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광산기업 ‘미네랄 리소스’사가 설립하는 중간 지주사의 지분 30%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투자금액은 약 7억6500만 달러로, 약 1조1000억원 규모다. 지난 5일에는 아르헨티나 옴브레무에르토 염호의 광권을 보유한 현지 회사의 지분 100%를 6500만 달러(약 95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호주 투자로 포스코홀딩스는 글로벌 톱티어 리튬 광산인 ‘워지나’ 광산과 ‘마운트 마리온’ 광산에서 연간 27만톤(t)의 리튬 정광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수산화리튬 약 3만7000t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전기차 약 86만대에 들어가는 분량이다. 투자는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승인 이후 확정된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옴브레무에르토 염호 내 광권을 추가 확보했다. 캐나다 자원 개발사 LIS의 아르헨티나 법인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다. 포스코는 지난 2018년 옴브레무에르토 염호 북측의 광권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에 약 950억원을 더 들여 자원과 부지를 넓혔다. 이곳에는 포스코아르헨티나 리튬 생산 공장을 지어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 인프라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리튬 확보 경쟁

포스코가 주목한 리튬은 양극재 등 2차전지 소재의 핵심 원료다.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하는 전자기기는 물론, 전기차, 에너지 저장 장치(ESS)에도 널리 쓰인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지난 1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리튬의 소비 중 87%가 배터리용이었다. 리튬 소비량은 약 22만t으로 전년(17만t 추정) 대비 29% 증가했다.
이에 각국은 리튬 확보를 위해 조인트 벤처 설립 등 활발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품질 좋은 리튬은 매장 지역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광산으로는 호주 9곳, 브라질 1곳, 캐나다 2곳, 중국 7곳 등이 리튬 매장지로 꼽히고, 염호 기반으로는 아르헨티나 4곳, 칠레 2곳, 중국 5곳 등이 전 세계 리튬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국가별 리튬 생산량 1위인 호주(8만8000t)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4만9000t), 중국(4만1000t) 순이었다.
미국도 리튬 공급망을 자국에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북미 최대 리튬 매장지인 네바다주 북부에 리튬 광산을 개발하는 ‘태커 패스 프로젝트’다. 중국의 희토류 자원 무기화 움직임 이후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달 이 프로젝트를 맡은 운영사와 대출 구조를 재조정하며 리튬 아메리카스의 지분 5%와 프로젝트 지분 5%를 확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스코홀딩스도 이번 리튬 자산 인수를 통해 글로벌 리튬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리튬 생산 기업 중 5위권인 중국 ‘티엔치리튬’ 사의 연간 생산량이 약 7만t 규모인데, 포스코는 내년까지 약 9만3000t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광산과 염호에서 확보한 리튬은 각각 전남 광양 율촌 산단과 포스코아르헨티나 현지 법인에서 수산화리튬으로 생산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부터 철강과 2차전지 소재를 2개의 핵심 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54%를 차지한 철강 부문은 미국의 50% 고율 관세 등 보호무역주의 파도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 이후를 본 미래 성장 투자를 통해 철강을 넘어 2차전지 소재 국산화로 국가 경제 및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