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가 8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달러당 엔화값은 30일(현지시간) 154.16엔으로 이달 초(달러당 147.07엔)보다 4.8% 급락했다. 올해 2월 12일(154.42엔) 이후 가장 낮다. 한국시간으로 31일 오후 3시에도 153.9엔대에서 거래된다.
엔화값 급락에 일본 외환당국이 ‘구두개입(경고성 발언)’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31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일본 정부가 환율 움직임을 긴박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내각 출범으로 지난주 취임한 가타야마 재무상은 기자회견에서도 ”최근 외환시장에서 급격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는 투기 세력을 포함한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경계한다“고 강조했다.

엔화값이 급락한 가장 큰 원인은 이달 30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 인상을 보류하면서다. 올해 1월 0.5%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6차례 연속 동결이다. 그 결과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엔화를 매집했던 투자자들이 엔화를 팔고, 달러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30일 ”그동안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던 BOJ가 30일 동결을 결정한 데다 향후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힌트를 주지 않아 엔화 강세론자들을 실망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엔화값 향방을 결정하는 건 12월에 열리는 올해 마지막 BOJ의 통화정책결정회의다. 우에다 가즈오 총리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다카이치 새 내각 ‘눈치 보기’ 등으로 12월에도 금리 인상을 피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에 ”우리가 납득할 만한 판단이 선다면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금리를 조정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HSBC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프레드 노이만은 ”일본 경제는 현재 양호한 궤도에 올랐고, 물가가 들썩이는 상황”이라며 “BOJ가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가 아니라 언제 인상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전문가가 지난해처럼 엔화가치가 1달러당 160엔대로 추락한 ‘수퍼엔저’ 시대가 되풀이되긴 어렵다고 보는 이유다.
물가뿐 아니라 미국의 환율 압박도 부담이다. 지난 27일 미ㆍ일 재무장관 회담에서 스콧 베센트 장관은 “물가를 안정화하고 과도한 환율 변동을 막기 위해선 BOJ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을 정도다. 미국 입장에선 엔화 약세는 일본 기업의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이른바 ‘관세 회피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시대에) 미국이 ‘슈퍼 엔저’를 다시 용인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염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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