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0여 개 금융사가 보이스피싱 연루 계좌의 정보를 앞으로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차단한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돈이 빠져나가는 길목을 막아 피해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29일 금융위원회는 ‘보이스피싱 정보 공유·분석 인공지능(AI) 플랫폼(에이샙)’ 출범식을 가지고 이런 내용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에이샙은 ▶피해자 계좌 정보(14개 항목) ▶범죄 계좌 정보(18개 항목) ▶해외 범죄조직이 사용한 계좌 정보(8개 항목) 등 90개 항목의 보이스피싱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그동안은 금융사나 경찰에서 자체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 관련 정보를 확인하더라도 공유할 시스템이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 에이샙을 통해서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해외 범죄조직이 보이스피싱에 활용한 계좌 정보가 포착돼 에이샙에 등록하면, 130여 개 금융사가 실시간으로 계좌의 송금·이체를 차단할 수 있다. 범죄 수익금이 빠져나가는 통로가 막히기 때문에 설사 보이스피싱에 연루되더라도 피해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금융당국은 에이샙을 통해 보이스피싱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막는 AI도 고도화할 예정이다. 특히 새로운 보이스피싱 범죄 유형을 AI에게 학습시켜 탐지 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이런 결과물은 금융권 전체와 공유해 보이스피싱 예방 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한 정책 과제도 추진한다. 금융사 정보보호 체계 전수 점검을 곧 마무리하고, 보안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진행한다. 해킹 등 개인정보 침해 사고에 징벌적 과징금을 물리고, 금융사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도 마련한다.
김남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