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라몬에 친환경 클린에너지 실증 연구소 본격 운영
테슬라·스판 등 실리콘밸리 혁신 기업과 첨단 연동 기술 공개
정전 시 전기차 배터리로 주택 전력 공급(V2H) 라이브 시연 눈길

PG&E 파워하우스 실내 실험실에서 진행된 양방향 전기차 충전 시스템 및 실시간 전력 제어 모니터링 시연 현장. [사진=SF Korea Daily]
미국 내 최대 에너지 유틸리티 기업 중 하나인 PG&E(Pacific Gas and Electric Company)가 캘리포니아주 산라몬(San Ramon)에 위치한 응용 기술 서비스(ATS) 센터(3400 Crow Canyon Road)에서 전면 전기화(All-Electric) 모델 홈이자 최첨단 기술 실증 연구소인 ‘PG&E 파워하우스(PowerHouse)’의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는 미디어 기자단,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 임원진, 에너지 학계 전문가, 그리고 정부 정책 관계자 등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려 청정에너지 주거 미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행사는 파워하우스의 설립 비전 공유하는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공식 출범을 알리는 리본 커팅식, 첨단 가전과 주거 인프라를 직접 확인하는 가이드 투어, 그리고 핵심 혁신 기술을 눈앞에서 증명하는 라이브 시연까지 짜임새 있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행사의 막은 파워하우스 야외 광장에 마련된 특별 무대에서 올랐다. 환영사에 이어 첫 연사로 나선 PG&E의 전략 및 혁신 담당 부사장 마이크 델라니(Mike Delaney)는 파워하우스 설립의 궁극적인 비전을 선포했다. 델라니 부사장은 “백문이 불여일견(Seeing is believing)”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며, “많은 소비자가 탄소 배출을 줄이는 전기화 주택으로의 전환을 원하면서도, 고비용의 가전 교체나 복잡한 배선 공사, 인프라 업그레이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워하우스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모든 불안과 진입 장벽을 완벽하게 허물어, 청정에너지 미래를 누구나 쉽고 즐겁게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뒤이어 단상에 오른 그리드 연구 및 혁신 개발 책임자 크리스 모리스(Chris Moris)는 “캘리포니아는 현재 전기차 보급 가속화와 친환경 건축 규제 강화, 극단적인 이상 기후로 인해 전력망의 탄력성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시점”이라며, “파워하우스가 전력 수요 폭증 시대를 대비하는 핵심 연구기지가 될 것”이라고 기술적 배경을 설명했다.
연설 직후에는 주요 참석자들이 무대 앞으로 모여 파워하우스의 공식 출범을 알리는 리본 커팅식을 거행했다. 가위가 리본을 자르는 순간, 모델 홈 내부의 스마트 계량기와 전력 시스템들이 일제히 가동을 시작하며 파워하우스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리본 커팅식 직후 행사는 파워하우스 내부를 직접 둘러보는 가이드 투어로 전환되었다. 투어는 PG&E의 베테랑 기술자 제이슨 프레츨라프(Jason Pretzlaf)의 안내로 진행되었다. 프레츨라프는 투어를 시작하며 “PG&E는 이곳 산라몬 ATS 부지에서 1989년부터 전기차를 테스트해 왔다”며, 파워하우스가 수십 년간 축적된 기술력의 집약체임을 강조했다.
투어의 핵심은 실리콘밸리의 혁신 기업들과 함께 구축한 에코시스템의 공개였다. 스마트 전기 패널 전문 기업인 '스판(SPAN)'과 글로벌 모빌리티·에너지 기업 '테슬라(Tesla)'의 엔지니어들이 현장에 배치되어 관람객들에게 고도화된 연동 기술을 직접 설명했다.

PG&E 파워하우스(PowerHouse) 야외 실증 기지에서 관계자들이 스판(SPAN) 스마트 패널과 테슬라 파워월 등 가정용 클린에너지 인프라 연동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F Korea Daily]
특히 주목받은 기술은 테슬라의 가정용 배터리 저장 장치(Powerwall)와 스판의 스마트 패널이 유기적으로 통신하는 장면이었다. 기존 주택은 전력 용량을 대폭 늘릴 때 수천 달러에 달하는 메인 전선 패널 교체 공사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파워하우스에 도입된 '스판 에지(SPAN Edge)' 기반의 '패널부스트(PanelBoost)' 기술은 인공지능(AI)이 가정 내 전력 부하를 실시간으로 제어해, 추가적인 물리 공사 없이도 고효율 히트펌프와 대용량 전기차 충전기를 동시에 안전하게 가동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날 행사의 가장 극적인 하이라이트는 이어진 양방향 전기차(EV) 충전 시스템 라이브 시연이었다. 이 시연은 낙뢰나 대형 산불 등 재난으로 인해 캘리포니아 전역의 메인 전력망이 완전히 차단되는 극단적인 정전 상황을 가정해 진행되었다.
엔지니어가 인위적으로 그리드 전력을 차단하자 순간적으로 파워하우스 내부의 모든 불이 꺼졌다. 그러나 불과 몇 초 뒤, 주차장에 연결되어 있던 테슬라 사이버트럭(Cybertruck)의 배터리로부터 전력이 가옥 내부로 역송신(V2H, Vehicle-to-Home)되기 시작하면서 모델 홈의 거실 조명, 주방의 냉장고 등 가전제품들이 조용하고 완벽하게 다시 켜졌다.
현장에 있던 미디어와 관계자들은 전기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재난 시 가정을 지키는 ‘움직이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로 기능하는 장관을 목격하며 탄성을 자아냈다. 이 기술은 기후 위기로 전력망 불안정이 심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주택의 에너지 자립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강력한 대안으로 평가받았다.
모든 공식 시연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파워하우스 내부와 정원에 마련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는 첨단 고효율 인덕션 쿡탑을 이용해 조리된 '가스 없는 친환경 음식'이 제공되어 전기화 주택의 실용성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 자리에서 기술 개발에 참여한 PG&E의 40년 차 베테랑 엔지니어 알 벨리소(Al Beliso)는 감회 젖은 목소리로 “파워하우스는 하룻밤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고객 중심의 청정에너지를 연구해 온 수십 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라며 “이 공간의 목표는 고객들이 에너지 비용을 스스로 통제하고, 전력망이 압박받을 때 주거 복원력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PG&E는 이번 산라몬 파워하우스를 일회성 홍보관에 그치지 않고, 향후 지역 주민과 주택 건설 계약업체, 정계 관계자들을 위한 장기적인 교육 및 기술 협업 공간으로 개방할 방침이다. 이곳에서 축적되는 실생활 데이터는 향후 전기화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원스톱 소비자 프로그램 개발에 고스란히 반영될 예정이다. 탄소 배출 제로(Net-Zero) 달성을 향해 나아가는 캘리포니아 주택 환경의 미래 청사진을 완벽하게 제시하며 이날 개소식은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김종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