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저녁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서울 삼성동에서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연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늦은 오후 황 CEO는 이 회장, 정 회장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깐부치킨’에서 만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황 CEO의 제안으로 성사된 만큼, 한국 기업과 엔비디아 간 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깐부’가 친한 친구, 짝꿍이나 동반자를 뜻하는 은어로 사용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우리는 깐부잖아”라는 대사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측이 여러 치킨 프랜차이즈 중 이 곳을 회동 장소로 택한 것도 삼성과 현대차 등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친구’라는 의미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황 CEO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자사 컨퍼런스에서 서 “한국 (산업) 생태계에 있는 모든 회사가 깊은 친구이자 매우 좋은 파트너”라며 “한국을 방문할 때 한국 국민들을 정말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삼성전자·현대차그룹 등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고, 이를 바탕으로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현재 엔비디아 GPU를 탑재한 AI 가속기는 전 세계적으로 품귀를 빚고 있다. 돈을 주고 사려 해도 수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한국 주요 기업들에 GPU를 우선 공급하고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대형 프로젝트 협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규모는 조 단위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삼성전자·SK·현대차·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에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31일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황 CEO는 해외 출장 때마다 현지 식당을 찾아 시민들과 어울리는 ‘스킨십 행보’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대만 타이베이의 야시장에서 시민들과 셀카를 찍고 음식을 함께 즐기는 모습이 소개됐고, 2023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의 거리에서 길거리 음식을 맛보며 현지인과 대화하는 장면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번 방한에서도 한국의 대표적 음식 문화인 ‘치맥’을 직접 체험하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뜻을 직접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와 이 회장은 이날 만찬 이후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인 지포스(GeForce) 한국 진출 25주년을 기념해 코엑스에서 열리는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참석해 함께 무대에 설 예정이다. 당초 황 CEO 단독으로 무대에 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 회장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깜짝 이벤트가 이뤄졌다고 한다. 다음날인 31일에는 황 CEO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CEO 서밋 특별 세션 연사로 나선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수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