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더스사이나이·노스웨스턴·코넬 병원 등서 개설
고령층 대상 건강수명 연장, 질병·장애 예방 초점
연간 수천~수만불…일부 검사·치료 효과 미검증
부유층의 전유물로 알려진 소위 ‘장수의학(Longevity Medicine)’이 국내 대형 대학병원과 의료시스템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노스웨스턴 대학병원, 마운트시나이, 웨일 코넬 의대 등 주요 의료기관이 장수·건강수명 프로그램을 잇달아 개설하면서 그동안 비주류 의료로 인식되던 장수의학의 신뢰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장수 클리닉을 도입하는 의료기관들은 단순히 오래 사는 ‘수명 연장’을 넘어 질병이나 장애 없이 건강하게 사는 기간인 ‘건강 수명’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일단 고령의 고소득자를 타깃 그룹으로 삼고 있는데 비용은 싸지 않다.
노스웨스턴의 ‘휴먼 장수 클리닉(사이트 사진)’은 연간 5500달러다. 클리닉은 정기적으로 최대 산소 섭취량(VO2 max), 신체 기능 및 근력 검사 등 건강한 노화와 관련성이 비교적 확립된 검사를 진행한다. 다만 복합 혈액검사와 체성분, 생물학적 나이, 망막 검사 등 아직 검증이 충분하지 않은 평가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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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마운트시나이는 이달 1년 과정의 ‘건강수명’ 프로그램을 곧 시작한다. 유전자 검사와 전신 MRI 등이 포함되며, 오우라 링(Oura Ring·스마트 모니터링 반지)을 통해 병원 방문 사이에도 생체 정보를 지속해서 측정한다.
지난 5월 문을 연 웨일 코넬 병원의 장수의학 프로그램은 초기 종합검사가 7500달러, 분기별 종합검사를 포함한 프로그램은 1만2000달러다. 심폐기능과 근력·이동능력을 집중적으로 평가하고 개인별 운동 및 영양 상담을 제공한다.
민간 장수 클리닉은 비용이 더 높다. 파운틴 라이프의 최고 등급 회원제 프로그램은 연간 2만3500달러로, 전장 유전체 분석과 전신 MRI, 줄기세포 치료, 치료적 혈장교환 등을 주로 제공한다.
그러나 비싼 검사라고 해서 장수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특히 전신 MRI는 건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이상 소견을 발견해 추가 검사와 불필요한 치료,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스웨스턴은 수명 연장 효과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신 MRI와 유전체 분석을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LA의 시더스사이나이 건강 장수 클리닉은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곳은 신체 기능과 골 건강, 혈당 및 혈액 검사 등 보험이 적용되는 기본 평가를 하고, 추가 검사는 연구 임상시험을 통해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정적으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수의학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상당수의 검사와 치료가 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환자가 직접 부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식단·운동·심폐기능 개선처럼 과학적 근거가 탄탄한 분야가 있지만, 일부 검사와 치료는 아직 임상시험 단계에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결국 장수의학이 대학병원으로 들어오면서 ‘부유층을 위한 고가 의료 서비스’에서 과학적 근거를 갖춘 예방의학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