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개 이상 빠지면 주의
빗으로 두피 자극도 효과 없어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샴푸를 하거나 머리를 빗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 수가 늘어났음을 체감하는 사람이 많다. 가을철 유독 머리칼이 많이 빠지는 이유는 뭘까. 단순히 계절 변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까, 아니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탈모의 신호일까.
가을철 탈모 체감이 급증하는 데는 복합적인 생리학적 이유가 작용한다. 여름 동안 강한 자외선과 땀으로 자극을 받은 두피가 가을에 들어서며 후유증을 겪는 영향이 크다. 또한 가을철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데, 이 호르몬이 모낭에서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로 전환되면 모발의 성장기를 단축시키고 휴지기 전환을 촉진한다.
동물의 털갈이처럼 사람의 모발도 봄·여름에 성장기를 거친 뒤 가을철에 휴지기 비율이 늘어나는 생리적 특성도 반영된다. 여기에 가을철 건조한 공기는 두피의 유·수분 균형을 깨뜨려 모근을 약화시킨다.
정상적인 두피에서도 하루 50~100개의 머리카락이 자연스럽게 빠진다. 하지만 하루 탈락량이 100개를 넘거나 모발이 점차 가늘어진다면 전문 진료가 필요한 탈모증을 의심해야 한다. 탈모는 신체적 통증은 없지만, 외모 자존감 저하와 대인관계 위축 등 정서적 고통을 동반한다.
통계에 따르면 탈모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25년 기준 23만7009명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13만4155명(56.6%), 여성이 10만2854명(43.4%)이다. 연령별로는 40대(22.6%)와 30대(21.4%)가 가장 많았으며, 50대(19.6%)와 20대(15.1%)가 뒤를 이었다. 사회활동이 활발한 20~50대가 전체 진료 인원의 78.7%를 차지했다.
탈모는 모낭 기능이 완전히 파괴되기 전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적이다. 유전성 안드로겐 탈모의 경우 남성은 DHT 합성을 억제하는 경구용 약물(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과 바르는 미녹시딜을, 여성은 미녹시딜 제제나 영양 공급 제제를 주로 사용한다.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거나 진행이 많이 된 경우에는 모발 이식술을 고려할 수 있다.
탈모를 예방하거나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민간요법이 알려져 있지만, 상당수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대표적인 것이 빗으로 두피를 두드리면 혈액순환이 촉진돼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는 속설이다. 두피의 혈액순환은 모발 건강에 중요하지만, 빗으로 두드리는 행위가 탈모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뚜렷하지 않다. 또 비누로 머리를 감으면 탈모 예방에 좋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일반적인 비누는 알칼리성이 강해 두피와 모발을 건조하게 만들거나 잔여물을 남길 수 있다.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