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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5세 아이 미끼에 美전역 분노…트럼프도 얼게 한 '셧다운 시위'

By Admin
Feb 1, 2026

대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된 전날 시위에 이어 이날은 중소도시로 소규모 시위가 확대돼 이어졌다. 주말 이틀간 미국 전역에서 300건 이상의 산발적 시위가 계획돼 있다.

" 미국인들이 다 트럼프와 같은 생각을 한다고 오해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온도가 영하 13도로 떨어진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침. 워싱턴에서 30여분 떨어진 버지니아 페어팩스시티 중심가에서 만난 빌 로웬은 한국에서 왔다는 기자의 말에 대뜸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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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웬은 “지난해 조지아에서 공장을 짓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어이 없이 구금됐던 사실을 알고 있다”며 “트럼프는 동맹국은 물론 미국인에게도 해서는 안 될 끔찍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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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는 어느새 100여명으로 불어났다. 손에는 ‘ICE(이민세관단속국) 폐지’를 요구하는 팻말을 들었다. ICE를 나치의 비밀경찰 ‘게슈타포’에 비유한 문구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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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때문에 주말 오전부터 교통 체증이 발생했지만, 지나가던 차량 운전자들은 추운 날씨에도 차창을 내려 손을 흔들며 시위를 지지하는 의미의 경적을 울렸다. 그때마다 시위대 사이에선 환호성이 나왔다.

중학생 아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캐롤은 “아무도 트럼프에게 미국인을 길거리에서 마음대로 총으로 쏴 살해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며 “아들에게도 잘못된 정부가 벌이는 나쁜 짓을 멈추게 할 의무가 시민들에게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함께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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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의 말을 들고 있던 에이미(가명)는 “나도 현직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그러면서 “11월 선거에 나설 정치인들은 진정 시민들을 지지하는지, 아니면 시민들을 총을 쏴 죽이는 ICE를 지지하는지 분명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 현장엔 인근 커피숍에서 내놓은 무료 커피가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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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과 24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르네 굿(37)과 알렉스 프레티(37)가 연이어 이민단속 요원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정부의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빠르게 번졌다.

사건 직후 국토안보부와 백악관은 “요원을 학살하려고 한 데 대한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지만,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을 통해 정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정황이 확인되면서 반발이 더 커졌다. 특히 프레티는 무장이 해제된 뒤 바닥에 완전히 제압된 상태에서 집중 사격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나 시민들의 분노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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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계기로 지난달 30일엔 미국 46개주 250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시위는 ‘전국 셧다운(National Shutdown)’으로 명명되며 “일하지 말고, 학교에도 가지 말고, 쇼핑도 하지 말라”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번 사건이 미국 사회를 일시 중단시킬만큼 중요한 사안이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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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발원인 미니애폴리스에 수천 명이 운집한 것을 필두로 뉴욕 맨해튼에도 7000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ICE를 몰아내라”는 구호를 외쳤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최루탄이 발사되며 극심한 충돌을 빚기도 했다.

특히 학생 상당수가 등교를 거부하고 시위에 참석했고, 애리조나와 콜로라도 등 일부 주에선 학생들의 대규모 결석을 감안해 미리 수업을 취소한 학교도 있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시위를 지지하는 의미로 문을 닫거나 매상을 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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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된 전날 시위에 이어 이날은 중소도시로 소규모 시위가 확대돼 이어졌다. 주말 이틀간 미국 전역에서 300건 이상의 산발적 시위가 계획돼 있다.

시위를 주도한 시민단체 ‘50501’ 측은 “이번 시위는 지난 1년간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시민을 상대로 취해온 강경 정책에 맞서 싸우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ICE를 통솔하는 국토안보부 예산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여야 의원들을 직접 압박하고 있다. ICE로 투입되는 ‘돈줄’ 자체를 막겠다는 의도다. 또 ICE 요원들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호텔은 물론, ICE 활동을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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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반발이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민주당이 형편없이 운영하는 여러 도시의 시위 또는 폭동에 관해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개입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적었다. 시위 단속 책임을 주 정부에 넘기며 사실상 시위대와의 충돌에서 한 발 빠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텍사스 연방서부지법은 지난 20일 미네소타에서 이민 당국에 붙잡혀 텍사스 구금시설에 구금된 5세 어린이와 그의 아버지를 3일까지 석방하라고 명령하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이민 당국이 에콰도르 출신인 아버지를 검거하기 위해 어린이에게 문을 두드리게 한 뒤 부자 모두를 체포했다는 이웃들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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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이 사건은 정부가 일일 추방 할당량을 달성하고자 잘못 계획하고 무능하게 추진한 데서 비롯됐다”며 “심지어 어린이에게 트라우마를 안기는 상황에서도 그랬다”고 비판했다. ‘할당량’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하루 3000명의 이민자 체포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힌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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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명령서에 어린이의 체포 당시 사진을 첨부하며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하늘나라는 이런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라는 예수의 말을 담은 성경 구절을 남겼다. 그러면서 “정부는 ‘독립선언서’라는 미국의 역사적 문서를 모르는 것 같다”며 정부 조치가 미국 독립전쟁 당시의 영국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네소타주에 대한 이민 단속을 일시적으로 중단해달라는 주 정부의 가처분 신청은 이날 미네소타 연방지방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원은 다만 “우리가 충격적으로 이례적 시기를 겪고 있다는 건 말할 필요가 없다”며 “요원들이 인종을 기준으로 한 프로파일링과 과도한 무력 사용, 기타 해로운 행동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강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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