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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찬익 기자]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끈 이는 단연 야마모토 요시노부였다. 우승의 중심에서 환하게 웃는 그를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바라본 사람이 있다. 바로 그의 개인 트레이너이자 ‘야구 인생의 조력자’로 불리는 야다 오사무다.
9일 일본 산케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야다는 “나는 원래 남을 쉽게 칭찬하지 않는데, 그 순간은 진짜 눈물이 났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야마모토의 성공 비결에 대해 “야구계의 상식을 바꾸겠다”는 결의를 꼽았다.
월드시리즈 6차전.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6이닝 1실점 승리를 따낸 직후, 야다는 야마모토에게 “내일 불펜에서 던질 수 있게 몸을 만들어볼까?”라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감기 기운과 목 통증을 안고 던졌던 경기였지만, 그는 7차전 등판 가능성을 이미 감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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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돌아와 치료를 마치니 새벽 2시가 넘었다. 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들었지만 “결정은 결국 선수 본인이 내릴 일”이라며 기다렸다. 몇 시간 뒤, 야마모토는 “구장 이동 전에 치료 부탁드립니다”라는 연락을 보내왔다. 시즌 중에도 없던 이른 치료였지만 그의 얼굴엔 흔들림이 없었다.
구장 훈련을 지켜본 야다는 “어제보다 공이 훨씬 가볍고 좋았다”고 느꼈고, 야마모토 역시 “힘 빼고 던졌는데 오히려 공이 더 간다”고 했다. 결국 팀에 등판 가능 신호를 보냈다.
불안은 기우였다. 9회 마운드에 오른 그는 연장까지 넘어간 경기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야다는 “솔직히 ‘한 이닝만 던지고 끝났으면’ 싶었고 ‘아직도 던진다고?’라는 생각도 했다. 보통은 집중력이 무너지는 순간인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11회까지 버티며 승리 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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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리즈는 유독 비상식의 연속이었다. 월드시리즈 3차전 연장 18회, 통역 소노다로부터 “야마모토가 등판 준비 중입니다”라는 연락이 왔다. 6차전 선발이 예정된 상황이었기에 야다는 “장난 아니냐, 제발 나오지 않았으면 했다”고 밝혔다. 결국 등판하진 않았지만, 짧은 준비만으로도 다음 날 몸에 뭉침이 왔다고 한다. 그럼에도 “원인이 정확했기에 치료하고 6차전 준비는 문제없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오릭스 1년차였던 야마모토가 지인을 통해 오사카 시내의 야다 접골원을 처음 찾았을 때다.
“어떤 공을 던지고 싶냐”고 묻자 그는 주저 없이 “시속 150km 포크볼이요”라고 답했다. 마른 몸을 살펴본 야다는 “폼도, 몸도, 훈련도 전부 바꿔야만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신인에겐 냉정한 말이었지만, 야마모토는 그 자리에서 “그럼 다 바꿀게요”라며 전면 개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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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다는 말했다. “얘는 사람 몸에 있는 600개의 근육을 골고루 10%씩 쓰려고 하는 애다. 그만큼 몸을 느끼는 감각과 집중력이 비범하다. 웨이트도 거의 안 하는데 몸은 매년 단단해지고, 팔의 피로도 덜 남는다. 실력 이전에 ‘매일 반복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야마모토가 20살 무렵, 쓰쓰고 요시토모(현 DeNA)와 훈련하며 메이저리그 꿈을 품기 시작했을 때 그는 “저도 메이저 갈 수 있을까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야다는 “그 정도 마음가짐으론 안 된다”고 단호히 말했다. 하지만 몇 년 뒤, 야마모토는 다시 찾아와 “미국 가면 같이 와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야다는 짧게 답했다. “그럼 끝까지 함께 가지.”
다저스 입단 뒤에도 야다는 오사카에서 LA로 수차례 건너와 치료와 조언을 이어갔다. 월드시리즈 7차전, 마지막 타자를 유격수 병살로 잡자 그는 방망이를 부러뜨렸다.
“임팩트 순간에 중심만 비틀어 배트를 부러뜨리면 된다.” 그건 오릭스 시절, 소프트뱅크의 ‘천적’ 야나기타 유키를 분석하면서 둘이 함께 만든 전략이었다.
야다는 “본인은 ‘마지막에 뭘 던졌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그만큼 극도로 집중한 상태였고, 그 1구는 그가 쌓아온 모든 것의 집약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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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찬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