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
스코세이지·드 니로 등 트라이베카 재회
단절과 혐오로 돌아본 1970년대 미국
영웅화 논란과 오늘날 사회적 고립 조명
범죄와 욕망, 죄책감과 구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온 미국의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Martin Scorsese). 깊은 몰입과 섬세한 심리 표현으로 메소드 연기의 상징이 된 로버트 드 니로(Robert De Niro). 내면의 불안을 절제된 연기로 그려내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 차례 수상한 조디 포스터(Jodie Foster). 고독한 남자들이 파멸로 치닫는 과정을 써 온 각본가 폴 슈레이더(Paul Schrader).
이들 넷이 지난 6월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불편한 영화로 꼽히면서도, 바로 그 점 때문에 반세기 넘게 고전으로 남은 ‘택시 드라이버’의 개봉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해병대 출신 트래비스 비클(로버트 드 니로)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뉴욕의 밤거리를 달리는 택시 운전을 직업으로 택한 이유다. 베트남전을 겪은 것으로 암시된다. 그는 대선 후보 캠프에서 일하는 벳시(시빌 셰퍼드)에게 마음을 품는다. 그러나 첫 데이트에 그녀를 포르노 극장으로 데려가 관계를 망쳐 버린다.
거절당한 트래비스는 총을 사 모으고 몸을 단련한다. 그리고 벳시가 돕던 대선 후보를 노린다. 암살에 실패하자 이번에는 열두 살 소녀 아이리스(조디 포스터)를 구하겠다며 포주 스포트(하비 카이텔)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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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거의 한 번도 트래비스 곁을 떠나지 않는다. 관객은 그의 택시 앞유리 너머로 거리를 보고, 그가 쓰는 일기를 들으며 그의 판단을 따라간다. 뉴욕은 배경을 넘어 트래비스의 정신 상태를 표현하는 심리적 공간이다. 뉴욕의 밤거리, 네온, 증기, 버나드 허먼의 음악이 트래비스의 시선과 결합한다.
관객은 트래비스의 독백을 들으며 그의 고립감에 다가간다. 그러나 그의 혐오와 폭력에는 끝내 동의하지 못한다. 한 사람을 이해하는 것과 그를 정당화하는 것은 다르다. 영화는 그 사이의 긴장을 끝까지 놓지 않는다. 관객은 군중 속에서 홀로 무너져 가는 트래비스 비클을 지켜보며 불편함을 견뎌야 한다.
‘택시 드라이버’에는 역설이 있다. 사람과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다는 것과,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다르다. 트래비스는 매일 수많은 사람을 태운다. 그러나 그 관계는 목적지에 닿으면 끝난다. 그는 누군가와 가까워지기를 원하지만 상대를 이해하지 못한다. 거절당하면 곧바로 타인을 혐오하는 쪽으로 물러선다.
고립될수록 혐오가 커지고, 혐오할수록 더 고립된다. 영화는 이 순환을 서두르지 않고 따라간다. 텅 빈 곳이라면 혼자인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뉴욕처럼 사람이 넘치는 도시에서 그는 왜 자신만 혼자여야 하는지 되묻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