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또 한 번 문 앞에서 멈췄다. 한국 여자 탁구의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이 일본의 하리모토 미와에게 가로막히며 WTT 챔피언스 프랑크푸르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세계랭킹 12위 신유빈은 8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7위 하리모토에게 2-4(9-11 11-2 11-13 4-11 12-10 13-15)로 패했다. 54분간 이어진 접전,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건 하리모토였다.
출발부터 꼬였다. 1게임에서 2-8까지 끌려가며 흐름을 내줬고, 막판 추격에도 9-11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2게임에서는 완전히 다른 경기력이 나왔다. 초반 7점을 몰아치며 상대를 압도했고 11-2로 손쉽게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의 분기점은 3게임이었다. 11-11 듀스까지 팽팽하게 맞섰지만, 마지막 두 공을 가져간 쪽은 하리모토였다. 이어진 4게임마저 4-11로 내주며 세트 스코어 1-3, 벼랑 끝에 몰렸다.
그래도 신유빈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5게임에서 10-10까지 끈질기게 맞붙은 끝에 12-10으로 버티며 다시 추격했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 반격이었다.
6게임은 이번 경기의 축소판이었다. 역전과 재역전, 11-11, 12-12, 13-13까지 이어진 듀스 공방. 하지만 마지막 두 득점은 또다시 하리모토의 몫이었다. 신유빈은 그대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문제는 이번 한 경기만이 아니다. 신유빈은 올해만 벌써 4번째 준결승 패배를 기록했다. 3월 첸나이, 10월 중국 스매시, 지난주 몽펠리에에 이어 이번 프랑크푸르트에서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승 문턱”이라는 표현이 이제는 정확히 들어맞는다.
더 아쉬운 건 이번 대회가 절호의 기회였다는 점이다. 세계 1~3위 쑨잉사·왕만위·천싱퉁 등 중국 최상위권 선수들이 모두 불참했다. 신유빈에게는 사실상 “우승을 노릴 무대”가 열렸지만, 마지막 한 벽을 넘지 못했다.
중국 포털 넷이즈는 이번 한·일 에이스 대결을 “아시아 여자 탁구의 미래를 가르는 경기”라고 표현하며 “신유빈은 경기 내내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줬지만, 하리모토 미와가 마지막 순간에서 더 냉정했다”고 보도했다.
넷이즈는 세트 흐름을 세부적으로 분석하며 “신유빈이 가져간 2세트(11-2)는 압도 수준이었으나, 결정적 순간 듀스에서 흔들린 것이 패배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3세트(11-13)와 6세트(13-15) 를 ‘승부를 갈라놓은 세트’로 규정하며 이렇게 전했다.
이 매체는 “신유빈은 10-8, 10-9에서 연달아 기회를 놓쳤다. 그녀의 플레이는 아름다웠지만, 경기를 끝내는 힘은 하리모토에게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넷이즈는 신유빈이 올해 4번째 준결승 탈락을 겪은 점을 강조하며 “기술은 완성 단계에 왔으나, ‘마지막 두 점의 승부’를 해결할 경험은 아직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신유빈에게 하리모토가 패배한 것은 실력도 있지만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침착함의 부족이라는 것.
넷이즈는 "신유빈은 분명히 한국 최고의 재능이다. 그러나 하리모토는 이미 성숙한 선수다"라면서 "두 선수 모두 2028 올릭픽 탁구의 경쟁자이다. 그만큼 잘해야 잘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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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