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대표팀 리더십 시험대
손흥민,주장 완장 내려 놓을까
축구계에서는 이 상태로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 안컵에 나서면 ‘모래 위에 지은 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축구협회 는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대응해 왔고, 지금은 회장 자리마저 비어 있다. 선수 간 갈등을 조율할 창구가 마 땅치 않은 상황이다. 대표팀 내분은 드물지 않다. 프랑스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도중 니콜라 아넬카 가 감독에게 욕설을 해 귀국 조치되자 선 수단이 훈련을 거부했다. 프랑스는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했다. 후임 로랑 블 랑 감독은 보이콧에 가담한 23명 전원 을 첫 경기 명단에서 제외했고, 프랑 스축구협회는 주장 파트리스 에브라 등 주동자를 징계했다. 이후 팀을 재건한 프랑스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스페인은 선수들 간 대화 로 갈등을 풀었다. 2011년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 나의 ‘엘 클라시코’ 충돌이 대표팀 내부로 번지자, 레알
마드리드 주장 이케르 카시야스가 바르 셀로나의 사비 에르난데스에게 먼저 전 화를 걸었다. 스페인은 이듬해 유로 2012 에서 우승했다. 주장은 가장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팀 을 하나로 묶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 군 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동료를 살피 고 다른 목소리를 모으는 봉사의 자리다. 팀이 내홍을 겪을 때는 그 무게가 몇 배로 커진다. 이번 사태로 손흥민의 주장직 을 둘러싼 논의도 다시 수면 위 로 올랐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하지만 그가 주 장을 맡은 9년 동안 2022 카타르 월드컵 ‘2701호 논란’, 2024년
아시안컵 ‘탁구 게이트’,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인터뷰 보이콧’ 등 내부 문제가 잇따라 불거졌다. 박지성이 주장을 맡던 시절과는 대표팀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 가가 나온다. 재임 기간도 이례적으로 길 다. 역대 대표팀 주장 가운데 손흥민 다 음으로 오래 완장을 찬 김호곤의 재임 기 간은 4년 4개월이었다. 박지성과 기성용 은 서른 안팎에 후배에게 완장을 넘겼다. 새 주장이 팀 장악력을 갖추려면 시간 이 필요하니 정식 감독 선임과 아시안컵 을 앞둔 지금이 리더십 교체의 적기라는 지적이다.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지낸 한 지도자는 “손흥민이 ‘할 만큼 했으니 뒤 에서 받쳐 주겠다, 너희가 중심이 되라’ 고 먼저 말하면 팀워크도 살고, 짐을 내 려놓고 편하게 뛰면 선수 생명도 더 길게 이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