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에서 운행되는 중국산 전기버스를 중국의 제조사가 원격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영국 정부가 조사에 나섰다. 노르웨이와 덴마크에서 운용 중인 중국산 전기버스에서 업체의 원격통제 가능성이 발견된 데 이어, 영국에서도 비슷한 가능성이 대두된 데 따른 것이다.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영국 교통부는 중국의 버스 제조사인 위퉁(Yutong)이 자사 차량의 제어 시스템에 원격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지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노르웨이의 최대 대중교통 운영사인 ‘루터’는 지난달 28일 “위퉁이 제조한 전기버스에 대해 보안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버스에 탑재된 심(SIM) 카드를 통해 위퉁이 원격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심카드를 통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설치, 배터리 및 전원 공급 제어 시스템 접근 등이 가능하고 궁극적으로는 정보 탈취나 갑작스러운 운행 중단 등 공공 안전을 위협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덴마크 민방위·비상관리청 역시 “위퉁 전기버스에는 인터넷 연결 시스템과 카메라, 마이크, 위성항법시스템(GPS) 등의 센서가 설치돼 있어 제조사에 의한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면서 최근 자국 최대 운수회사인 ‘모비아’에 위험성을 경고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영국 교통부는 “노르웨이와 덴마크 당국의 조치에 대한 기술적 근거를 파악하기 위해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영국엔 약 700대의 위퉁 제조 전기버스가 공급돼 현재 노팅엄, 남부 웨일스, 글래스고 등지에서 운행되고 있다. 다만 런던에는 위퉁 전기버스를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안 스테인뱅크 영국 노동당 의원은 “영국 도로에 운행 중인 중국산 전기버스의 수량을 고려하면 국가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퉁 측은 “우리는 유럽연합(EU)의 데이터 보호법과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며 반박 입장을 내놨다고 영국 선데이 타임즈는 전했다. 위퉁은 “(심카드로 수집한) 데이터는 고객의 애프터 서비스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차량 관련 유지·보수, 최적화 및 개선에만 사용되고, 암호화 저장과 접근 통제 조치를 통해 보호된다”며 “고객(유럽 버스회사)의 승인 없이는 어떤 사람도 이 데이터에 접근하거나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수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