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텍 여운홍 교수 연구팀
센서로 발바닥 압력·균형 측정
환자 보행 능력 수치로 평가해
(사진) 조지아텍 여운홍 교수 연구팀 센서로 발바닥 압력·균형 측정 환자 보행 능력 수치로 평가해 여운홍 교수가 스마트 깔창을 소개하고 있다.
조지아텍의 한인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뇌졸중, 파킨슨병 등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돕기 위한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조지아텍 산하 웨어러블(착용가능한) 의료기기를 연구·개발하는 WISH(Wearable and Intelligent System for Healthcare) 센터장 여운홍 교수와 연구팀은 최근 보행을 도울 수 있는 ‘스마트 깔창(Smart Shoe Insert)’을 개발했다. 여운홍 교수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뇌졸중 또는 파킨슨 환자들의 치료 경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걷는지를 봐야 하는데, 보는 것만으로는 정량적인 평가를 할 수 없다”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스마트 깔창은 발바닥 압력으로 균형 상태를 측정해 환자의 보행 능력을 수치화한다. 170개 이상의 얇고 유연한 센서로 발바닥 압력을 측정하고, 이 정보는 블루투스로 스마트폰 등에 전송돼 어떤 변화가 낙상으로 이어지는지, 환자의 치료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 깔창의 시제품을 완성해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현재 환자 대상 테스트를 위해 병원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뇌졸중 및 파킨슨병 환자, 노인들을 도울 뿐 아니라 프로 운동선수들도 경기력을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스마트 깔창의 가장 큰 특징은 기능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췄다는 것. 기존 신발에 깔창처럼 깔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여 교수는 “스크린 프린팅이라는 저렴한 방법을 이용했다. 기존에 있던 툴을 이용한 기술이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용이하다”고 전했다. 상용화되면 100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하고 있다.
여 교수가 이끄는 WISH센터는 의료기기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곳으로, 현재 연구원 30여명이 약 2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여 교수는 임상의 및 의사들로부터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들으며 영감을 얻고 있다. 그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5년 안에 바로 도울 수 있도록’ 기기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질병 진단, 치료, 재활에 활용하는 센서 및 로봇을 연구해왔다. 여 교수 연구진은 지난 4월 모낭 사이에 삽입할 수 있는 초소형 웨어러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개발하기도 했다.
여운홍 교수가 처음부터 의료기기 개발에 뜻을 품었던 것은 아니다. 그가 대학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었을 당시, 관련 병력은 물론 건강 이상 징후가 전혀 없던 아버지가 49세 이른 나이에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이때의 충격으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고통과 상실을 겪지 않도록 의학적인 해답을 찾고자 의학 분야로 눈을 돌렸다. 그는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되기 전 미리 발견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 수면 데이터를 수집하는 마스크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다.
여 교수는 이번 스마트 깔창은 물론 여러 프로젝트를 “절대 혼자 할 수는 없었다. 팀워크 덕분에 가능했다”며 연구원과 의사 등 협업한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윤지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