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하다 환승편 놓쳐
세계선수권 10시간 지각
아시안게임에서 정수진의 계체 실격 논란을 빚은 정성숙 여자대표팀 감독과 여자 선수 4명이다.
대한유도회 복수 관계자는 5일 중앙일보에 “정성숙 감독과 여자 대표선수 4명이 경유지인 두바이에서 아제르바이잔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경유지에서 밥을 먹다가 제시간에 환승 탑승구로 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했다.
대표팀은 4일 오후 11시55분 인천을 떠나 두바이로 향했다. 환승 시간은 약 2시간이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감독은 환승 구역으로 이동하지 않고 도착 터미널에서 선수들과 식사를 했다.
황희태 남자대표팀 감독과 남자 선수 8명, 여자 선수 3명은 예정대로 환승편에 올라 한국시간 5일 오후 아제르바이잔에 도착했다. 일부는 곧바로 공식 계체에 참가했고, 나머지는 숙소에서 쉬었다. 제때 비행기를 탄 여자 선수 3명은 도착 직후 계체가 잡혀 있어 두바이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다.
정 감독 일행은 예정보다 약 10시간 늦게 두바이를 떠나 6일 오전(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에 도착해 곧장 경기장으로 이동해 계체를 했다. 대회 출전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일찍 도착해 몸을 풀고 컨디션을 끌어올릴 시간은 사라졌다. 세계선수권은 유도에서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대회다. 일본은 세계선수권에 최정예 1진을 보내려고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2진을 내보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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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유도회 관계자는 “선수들 밥 먹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간단히 때울 수도 있었다. 감독의 최우선 임무는 선수들을 세계선수권에 출전시키는 것”이라며 “대체 항공편을 구하지 못했다면 대회에 못 나갈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비행기를 놓친 이유에 대해 대한유도회 홍창신 사무처장은 “정성숙 감독이 ‘터미널을 잘못 알았다’고 현지에 있는 협회 직원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나머지 선수단은 제대로 찾아갔는데 감독과 일부 선수만 터미널을 착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파악해 봐야 한다. (아제르바이잔에) 늦게 도착했다는 것만 안다”고 답했다.
중앙일보는 정성숙 감독에게 여러 차례 전화하고 메시지를 보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유도계에서는 “정수진 계체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같은 감독 아래서 또 일이 생겼다”는 탄식이 나온다. 정수진은 지난달 30일 아시안게임 여자 48㎏급 경기 당일 아침, 랜덤 계체 기준인 50.4㎏(체급의 5% 초과까지 허용)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정 감독이 랜덤 계체 대상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음식을 먹으라고 했다. 정수진은 랜덤 계체 마감 15분 전에야 자신이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먹은 것을 모두 게워내고 머리카락까지 잘랐지만, 생애 첫 아시안게임은 매트에 한 번 서 보지도 못하고 끝났다.
정수진은 지난 4일 SNS에 “감독님께서는 이대로 마무리되어야 조용히 끝낼 수 있다고 말하셨습니다”고 썼다. 실격 사건을 선수 개인의 실수로 덮고 넘어가자는 말로 읽힌다. 정수진은 그 뒤로 입을 닫았다. 정수진은 5일 학교에 검은 옷에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갔다. 평소 그의 머리카락은 등에 닿을 만큼 길었는데 귀가 드러날 만큼 짧은 단발이었다. 체중계 위에서 몇 그램이라도 덜어내려고 스스로 자른 것이다.
피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