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짜릿한 호랑이 사냥’…KT, 젠지 꺾고 창단 13년만에 첫 결승 진출

[OSEN=고용준 기자] 정말 짜릿한 호랑이 사냥이었다. 전문가들의 만장일치로 강력한 우승후보인 젠지의 승리를 점쳤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당연한 것 없었다. 거짓말 같은 1세트 역전극으로 시작으로 KT가 파워랭킹 1위 젠지를 침몰시키고 2012년 창단 이후 13년간 꿈꿨던 염원 한 가지를 이뤘다. KT가 거함 젠지를 무너뜨리고 창단 첫 롤드컵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KT는 1일 오후 중국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4강 젠지와 경기에서 베테랑 '비디디' 곽보성과 '커즈' 문우찬을 중심으로 선수 전원이 맹활약하면서 3-1로 승리, 청두에서 열리는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KT는 오는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결승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반면 이번 대회 파워랭킹 1위로 강력한 우승후보 였던 젠지는 또 다시 4강 관문을 넘지 못하고 씁슬하게 퇴장하게 됐다. 

1세트부터 믿을 수 없는 KT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스노우볼 주도권을 젠지에게 내준 상황에서 7000골드의 열세를 '비디디' 곽보성을 중심으로 강점인 교전 응집력을 십분 발휘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비디디' 곽보성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드래곤에게 달려든 KT는 드래곤의 영혼을 완성하면서 역전을 향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두 번째 내셔남작의 바론 버프를 두른 젠지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KT는 '비디디' 곽보성이 날카롭게 파고들어 '쵸비'을 공략하면서 요원해 보이던 뒤집기에 성공했다. 

'쵸비'가 없는 틈에 장로드래곤을 사냥한 KT는 장로 버프를 등에 업고, 흐름을 바론 버프를 챙기는 것까지 연결시켜 밀리던 글로벌골드까지 뒤집었다. 바론 버프를 두른 KT는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덕담'의 케이틀린 중심으로 공성모드에 돌입한 KT는 봇 억제기 공략 이후 쌍둥이 포탑, 넥서스까지 침착하게 공략하면서 1세트 역전 드라마의 마침표를 찍었다.

젠지가 2세트를 반격에 성공하며 1-1로 따라붙었지만, KT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쫓아간 젠지가 앞선 1, 2세트와 달리 밴픽부터 OP 아지르와 오리아나 풀리면서 악수를 둔 것이 패착이 됐다.  3세트 KT는 주저없이 아지르를 가져왔고, 뽀삐와 크산테, 애쉬와 룰루로 조합을 완성했다. 아지르를 내준 젠지는 판테온과 오리아나를 가져오면서 후속 픽으로 시비르, 아트록스, 레오나로 조합을 완성했다. 

KT가 미드 지역에서 '비디디'의 슈퍼플레이로 퍼스트블러드를 챙기면서 기분 좋게 3세트를 시작했다. 이어서 드래곤과 유충 교전에서도 대승을 거두면서 순식간에 협곡의 주도권을 잡았다. 여기에 다시 한 번 '비디디' 곽보성이 솔로킬을 미드에서 뽑아내면서 구도가 완전히 기울어졌다. 몰리던 젠지도 '쵸비'가 킬을 올리며 추격에 나섰지만, 오브젝트 주도권을 쥔 KT가 드래곤 스택 3중첩에 성공하면서 다시 격차를 벌렸다. 

아타칸까지 무난하게 사냥에 성공한 KT는 압도적인 차이로 드래곤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드래곤의 영혼을완성했다. 젠지는 피해가 겁잡을 수 없이 누적된 가운데 에이스가 내주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승기를 잡은 KT는 내셔남작을 사냥해 바론 버프를 두르고 그대로 젠지의 본진으로 쇄도해 들어갔다. 현격한 차이에 일방적으로 KT가 압도하면서 넥서스를 깨고 매치 포인트를 달성했다.

매치포인트를 찍은 KT의 기세는 4세트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비디디' 곽보성이 초반 라인전부터 '쵸비'를 압도하면서 결승행의 발판을 마련했다. 첫 번째 드래곤 공략부터 오브젝트 구도에서 젠지를 밀어붙인 KT는 협곡의 전령까지 잡아냈다. 전령 교전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라이엇게임즈 플리커.

흐름을 탄 KT 아타칸 경합에서도 대승을 거두면서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무너진 상대에게 맹렬하게 공세를 펼친 KT는 자연스럽게 바론 버프까지 가져갔고, 장로 드래곤까지 취하면서 창단 첫 결승 드라마의 엔딩을 장식했다. /scrapper@osen.co.kr  


고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