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밀워키 첫 우승 도전
선수단 연봉 28위와 19위 맞대결… 데이터분석·효율적 선수운용 강점… 막강 자본 구단 제치고 정상 대결
프로스포츠에서 돈이 중요한 요소일지언정 전부는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픈 닮은꼴 두 팀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메이저리그(MLB)의 두 작은 거인 탬파베이 레이스와 밀워키 브루어스가 ‘꿈의 무대’ 월드시리즈(WS)에서 창단 첫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올 시즌 WS는 오는 23일 시작한다. 정규시즌 승률이 높은 밀워키가 7전 4승제의 승부에서 4경기(1·2·6·7차전)를 안방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치른다.
두 팀 모두 WS 정상에 선 경험이 없다. 1969년 창단한 밀워키는 1982년 준우승 이후 44년 만에 WS 무대를 다시 밟는다. 1998년 창단한 탬파베이 또한 두 차례 준우승(2008·20)이 최고 성적이다. 두 팀 중 한 쪽은 각각 58년(밀워키)과 29년(탬파베이)간 이어진 무관의 한을 풀 수 있다. 우승 경험이 없는 팀끼리 WS에서 맞붙는 건 지난 1980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맞대결 이후 46년 만이다.
우승반지와 인연을 맺지 못한 이유는 단순하다. 재정이 넉넉지 않은, 이른바 ‘스몰 마켓’ 구단이어서다. 탬파베이 연고지 탬파시와 인근 지역은 전통적으로 미식축구 인기가 뜨겁다. 탬파베이 선수단 연봉 총액은 9651만 달러로 MLB 30개 구단 중 28위에 그친다. 돈도 인기도 부족한 팀이 명문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과 같은 지구에서 경쟁한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밀워키 상황도 엇비슷하다. MLB 구단 중 연고지 인근 광역권 인구(157만 명)가 가장 적다. 가난하진 않지만 여유롭지도 않다. 구단주인 사업가 마크 아타나시오의 자산은 19억 달러(약 2조5161억원)로 뉴욕 메츠 구단주 마이크 코헨의 10분의 1 수준이다. 밀워키 선수단 연봉 총액은 1억4620만 달러로 전체 19위다.
두 팀은 자본의 격차를 효율적·합리적 결정 시스템으로 상쇄했다. 소설과 영화 ‘머니볼’로 유명한 빌리 빈 단장(현 수석고문)의 어슬레틱스는 선수 평가 기준을 출루율, 장타율, 수비 등에 뒀다. 탬파베이는 2010년대부터 ‘오프너’ 시스템을 도입해 재미를 봤다. 역량 있는 불펜투수를 선발 기용해 1~2이닝을 던지게 하고, 이후에 3~4이닝을 책임질 ‘벌크가이’를 투입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더해 상대 투수에 따라 좌·우타자를 번갈아 기용하는 플래툰도 즐겨 썼다. 좌완엔 약하지만 오른손 투수에 유독 강했던 최지만이 대표적인 사례다. 남들이 타구 발사각을 높여 홈런을 노릴 때 번트안타와 희생번트를 가장 많이 시도하는 역발상도 선보였다.
밀워키는 투수의 부담을 줄여주는 데 공을 들였다. 포수의 프레이밍(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벗어난 볼을 스트라이크로 판정 받게 하는 능력), 도루 저지 역량 등을 강조했다. 밀워키 마운드 구성원 중 상당수는 큰 돈을 들이지 않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들이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40과 3분의 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33으로 맹활약하며 거액의 몸값을 자랑하는 LA다저스를 압도했다.
두 팀은 기동력 활용에 적극적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탬파베이는 팀 도루 공동 2위(164개), 밀워키는 5위(162개)다.
김효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