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트럼프 명령 무효화
지난달 30일 워싱턴DC 연방의회 앞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출생시민권 유지 판결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주디 추 의원 페이스북 캡처]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부모의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 제도가 유지됐다.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이 수정헌법 14조에 위배된다며 재판관 6 대 3 의견으로 무효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첫날, 불법체류자나 관광·학생·취업비자 등 임시 체류 신분 외국인의 자녀에게 미국 내 출생을 이유로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 성향의 주 정부와 이민자 단체 등이 강력히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문에서 “시민권은 과거에도 지금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라며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그 약속을 확대했고, 대법원은 오늘 그 약속을 지킨다”고 밝혔다. 이번 다수 의견에는 진보 성향 대법관 3명과 로버츠 대법원장,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등이 참여했다.
반면 클래런스 토머스, 새뮤얼 알리토, 닐 고서치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토머스 대법관은 수정헌법 14조가 당초 해방 노예(흑인)의 시민권 보장을 위해 제정된 조항이라는 점을 들어 “외국인 임시 체류자의 자녀까지 포함하는 것은 입법 취지와 어긋난다”고 했다. 알리토 대법관 역시 이른바 ‘원정출산’까지 시민권을 인정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국가에 좋지 않은 결정”이라고 성토하며, 의회를 통한 입법으로 출생시민권 제한을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출생시민권과 원정출산을 둘러싼 미국 정계의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9일, 경찰이 특정 지역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통째로 확보하는 것에 대해서도 수정헌법상 사생활 침해 대상이라며 광범위한 위치정보를 무분별하게 확보하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 연방 대법원은 또 다른 판결에서는 6 대 3으로 각 주 정부가 트랜스젠더 학생의 여학생 스포츠팀 참가를 제한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생물학적 성별을 기준으로 참가 자격을 정하는 것이 헌법과 연방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강한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