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미 시민권자인 보훈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알렉스 프레티(37)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사망하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앞서 지난 7일 37세 백인 여성 르네 니콜 굿이 ICE 총격으로 숨진 현장에서 1마일(약 1.6㎞)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당장 미 민주당이 ‘셧다운’ 카드를 내밀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5일 민주당은 2027 회계연도 예산에 이민 단속 주무부처 국토안보부(DHS) 예산이 별다른 조건 없이 포함될 경우 상원에서 이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DHS 산하 ICE의 예산 삭감, 감독 확대 등 개선 없이는 예산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민주당 소속 전직 대통령들도 비난에 가세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모든 미국인은 미니애폴리스와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평화시위 물결을 지지하고 영감을 얻어야 한다”며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내고 정부에 책임을 묻는 일은 궁극적으로 시민인 우리 각자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X(옛 트위터)에 “미국 민주주의가 분기점에 서 있다”며 “국민이 일어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적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케빈 스티트 오클라호마 주지사는 이날 CNN에 “TV로 목격한 미국 시민의 죽음은 당국의 (이민) 전술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낳았다”고 말했다.
총기 소지 논란도 재점화됐다. 미국에서는 주로 보수 진영이 총기 소지를 헌법적 권리로 옹호해 왔다. 그러나 연방정부가 프레티의 옷 속에 권총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총격을 정당화하자, 전미총기협회(NRA)는 “총기 소지가 사살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엔 트루스소셜을 통해 백악관 국경 보호 및 이민 단속 총책임자인 톰 호먼을 미네소타로 직접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국경 차르’로 불리는 톰 호먼은 불법 이민자에 대한 무관용 단속을 옹호하는 강경파다. 그는 트럼프 1기였던 2018년 ICE 국장 대행으로 일하면서 불법 이민자 부모와 아이를 격리해 조사하는 정책을 도입해 논란을 빚었고 결국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톰은 강인하고 공정한 인물로, 미네소타를 잘 알고 있다”며 “그가 직접 내게 (상황을) 보고할 것”이라고 했다.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백악관 차원에서 상황을 통제하고 진정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시위는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뉴욕과 워싱턴DC,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는 영하 20도의 혹한 속에서도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ICE 폐지와 연방 단속 중단을 요구했다.
현지 언론의 영상에 따르면 프레티는 당시 요원들이 한 여성을 폭행하자 이를 말리기 위해 끼어들었다. 그러자 요원들은 프레티의 양손을 등에 결박해 제압한 뒤 프레티의 뒤춤에서 권총을 빼냈다. 이후 프레티의 등에 최소 10발의 총격을 가했다.
강태화.한지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