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파리(프랑스), 최규한 기자]
[OSEN=이인환 기자] 한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렸다. ‘배드민턴의 여왕’ 타이쯔잉(대만)이 은퇴를 선언했고, 그 바통은 자연스럽게 안세영(23·삼성생명)에게 넘어가고 있다. 과거를 끝낸 순간, 동시에 새로운 전성기가 열린 셈이다.
대만 ‘리버티 타임즈’는 7일(한국시간) “타이쯔잉이 SNS를 통해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고 긴급 보도했다. 타이쯔잉도 직접 “그동안 보내주신 응원에 감사드린다. 오늘부로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다”고 적으며 20년 커리어의 마침표를 찍었다.
부상에 시달리던 타이쯔잉은 “작년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발이 제대로 움직일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무릎 부상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르지도 못한 채 떠나야 했다”며 선수 생활의 마지막 순간을 돌아봤다. 이어 “내려놓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완벽한 은퇴식조차 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털어놓았다.
타이쯔잉은 왼발·오른발 모두 수술을 받은 뒤 1년 이상 재활을 이어왔고, 끝내 복귀를 포기했다. 그는 “앞으로 무엇을 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제 알람시계 없는 삶을 살고 싶다”고 적었다.
타이쯔잉은 대만 배드민턴 역사상 가장 성공한 선수다. 그는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더해서 2021 도쿄 올림픽 은메달을 기록했다. 올림픽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으나 슈퍼시리즈 12회 우승·월드투어 17회 우승를 포함해서 국제대회 총 32회 우승를 기록했다.
실제로 타이쯔잉은 여자 단식 최초 30회 이상 우승 선수이자 세계랭킹 1위 통산 214주, 연속 72주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214주 세계 1위는 배드민턴 사상 비교 불가 기록으로, ‘왕좌의 상징’으로 불렸다. 유려한 플레잉 스타일은 “예술 배드민턴”이라는 평가까지 이끌었다.
타이쯔잉의 은퇴 발표 직후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잇따라 메시지를 남겼다. 라차녹 인타논(태국), 질리언 클라크, 대만 탁구선수 정이징 등이 “위대한 선수의 마지막을 존경한다”고 헌사했고, 안세영도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타이쯔잉이라는 절대 강자가 공식적으로 퇴장하며, 세계 여자 단식은 완벽하게 안세영 중심 체제로 재편됐다. 이미 결과와 기록이 모든 걸 말해준다. 안세영은 2025 시즌 9회 우승으로 자신이 세운 2023년 단일 시즌 여자 최다 우승 9회와 동률을 달성했다.
거기다 안세영은 커리어 상금 220만 달러(약 30억 6천만 원) 돌파했다. 세계랭킹 56주 연속 1위, 통산 118주째 유지하고 있다. 영국 배드민턴 해설가 벤 베크먼은 “안세영은 말 그대로 미쳤다. 10개 대회 중 8개 대회에서 두 번 이상 우승했다. 이건 통계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극찬했다.
타이쯔잉은 통산 세계랭킹 1위 214주·연속 1위 72주·통산 32회 우승 등 ‘절대 기록자’였다. 그러나 안세영은 아직 23살에 불과하다. 현재 안세영은 통산 세계랭킹 1위 유지 118주째이며, 타이쯔잉의 통산 우승·랭킹 기록을 향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시즌 남은 대회는 2개.
호주 오픈(슈퍼 500), 12월 월드투어 파이널. 둘 다 우승할 경우 남여 통틀어 단일 시즌 11회 우승(모모타 겐토 역대 세계 최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타이쯔잉이 물러나며 20년 배드민턴 시대가 정식 종료됐다. 그리고 지금, 그 빈자리는 안세영의 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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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