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앤서니 렌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그것도 계약의 일부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안 풀리는 팀 중 하나인 LA 에인절스. 2014년이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로 최근 11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당대 최고 타자 마이크 트라웃, 투타겸업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뛰었지만 현재 30개 구단 중 가장 오랫동안 가을야구를 못하고 있다.
암흑기 원흉 중 한 명이 바로 ‘먹튀’ 내야수 앤서니 렌던(35)이다.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 최정상급 3루수로 활약한 렌던은 2019년 12월 에인절스와 7년 2억4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FA 대박을 쳤다. 그러나 이적 후 5년간 257경기 타율 2할4푼2리(926타수 224안타) 22홈런 125타점 OPS .717에 그쳤다.
사타구니, 무릎, 햄스트링, 허리, 손목, 고관절, 정강이 등 크고 작은 부상 악재로 한 시즌도 60경기 이상 뛰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고관절 수술과 재활로 아예 시즌 아웃. 6년간 팀의 1032경기 중 257경기 출장에 그쳤다.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 연봉 38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50억원 계약이 남아있지만 에인절스는 2028~2030년 3년간 분할 지급하는 조건으로 렌던과 바이 아웃에 합의했다. 남은 연봉을 다 주는 게 아깝지만 에인절스는 렌던을 안고 가는 것보다 낫다고 봤다. 몸 상태도 좋지 않지만 지난해 재활 기간 선수단과 완전히 떨어져 지낼 만큼 렌던도 마음이 뜬 상태였다. 야구를 다시 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

[사진] 앤서니 렌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주 아프고, 야구도 못하는데 이도 모자라 불필요한 발언들로 팬들의 화를 돋웠다. “내게 야구는 우선 순위가 아니다”, “야구 시즌이 너무 길다. 경기수를 줄여야 한다” 등 논란의 발언들로 뭇매를 맞았다.
현지 언론과도 껄끄러운 관계를 보였다. 2023년 정강이 부상 이후 상태가 업데이트되지 않자 취재진이 렌던을 찾아갔지만 “나 영어 못한다”는 말도 안 되는 말로 회피하며 도망을 쳤다. 렌던은 미국인이다. 미디어 민심까지 잃은 렌던의 이미지도 완전히 망가졌다.
2010~2013년 에인절스에서 뛰며 4년간 95홈런을 기록한 ‘거포’ 마크 트럼보(39)도 이런 렌던의 마무리가 안타까웠던 모양이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팟캐스트 ‘파울 테리토리’에 나와 에인절스에 대해 말하던 트럼보는 렌던 이야기를 꺼내며 “그를 너무 가혹하게 대하고 싶지 않지만 미디어와 소통을 극도로 꺼려 한 것이 상황을 더 어렵게 했다. 여러 차례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다. 렌던의 성향일 수도 있지만 선수로서 그런 점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사진] 앤서니 렌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프로 선수에게 언론은 늘 마주해야 할 상대인데 적으로 만들어선 곤란하다. 트럼보는 “선수에겐 그것도 계약의 일부다. 좋은 경기를 하고 난 뒤 라커 앞에서 인터뷰하는 건 쉽다. 반대로 안 좋아서 책임을 지고, 좋아하지 않는 주제라도 설명을 할 때가 있다. 렌던은 그걸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남은 기억은 오클랜드에서 팬과 싸운 것처럼 좋지 않은 일들이다”고 말했다.
언론이나 팬들과 관계는 불편했지만 같이 뛰는 선수들과는 원만했던 모양이다. 트럼보는 “렌던이 팀 동료로선 매우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팬들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2016년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47개)에 오르며 2019년을 끝으로 은퇴한 통산 218홈런 타자 트럼보는 에인절스 시절 동료 트라웃의 반등을 응원하며 “부상이 쌓일 나이가 되긴 했지만 트라웃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는 내게 항상 훌륭한 팀 동료였다”고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LA 에인절스 시절 마크 트럼보와 마이크 트라웃.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상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