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캘리포니아 민권 서밋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아시안 등 소수계 이민자 사회를 겨냥한 증오 사건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한다. 캘리포니아 시민권리부(CRD)는 지난 5월 11일 월요일, 샌프란시스코 커먼웰스 클럽에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형태로 ‘제1회 캘리포니아 민권 서밋(California Civil Rights Summit)’을 개최했다. 서밋(Summit)에 참석한 주정부 최고위 관계자들과 소수계 커뮤니티 리더들은 지난 1년간의 반증오 핫라인 ‘CA vs Hate’ 운영 성과를 공유하고, 영어가 미숙한 이민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날 서밋의 메인 연설자로 나선 주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민권 전문가들은 인종차별과 증오범죄에 맞서기 위한 주정부의 총력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기조연설자들은 "증오는 단순히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회적 질병"이라고 규정하며, "캘리포니아주가 지향하는 다문화 사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 노력과 소수계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참여가 반드시 결합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주정부의 행정 및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곳에 정확히 도달하기 위해서는 피해 사실을 숨기지 않고 겉으로 드러내는 '공식적인 기록'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력히 역설했다.
▶ 아시안 시니어의 목소리, 데이터가 되어 정책을 바꾼다 이어서 진행된 패널 토론의 핵심 연사인 아시안 증오범죄 생존자이자 시니어 보호 단체 ‘Seniors Fight Back’의 설립자 홍 리(Hong Lee) 대표는 "개개인의 작은 신고가 주정부 전체의 정책과 예산 배분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이민자 사회 내부에서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나 수치심으로 인해 피해를 숨기는 문화가 여전하지만, 아시안 시니어들과 같은 취약 계층의 목소리가 공식 데이터로 기록되어야만 주정부의 실질적인 치안 강화와 예산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정부 역시 사법기관(경찰)을 거치지 않는 비형사적·커뮤니티 중심 접근법을 통해 신고 장벽을 대폭 낮추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국어 통역 200개 언어 지원, 체류 신분 불이익 없어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 등 북가주 베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이민자들 중 상당수는 제한적인 영어 구사 능력 때문에 피해를 보고도 신고하지 못하는 '언어 장벽'을 겪고 있다. 주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CA vs Hate 핫라인을 통해 한국어를 포함한 200개 이상의 언어 통역 시스템을 고도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서밋에서는 이민자들의 가장 큰 우려인 '신분 노출 우려'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제시되었다. 핫라인을 통한 신고는 철저히 익명이 보장되며, 연방 이민국 등 사법기관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므로 서류미비자(불법체류자) 체류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안전하게 주정부의 법률 및 심리 상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 'Stop the Hate' 예산 종료 위기, 한인 사회 자생적 연대 필요 한편, 이번 서밋에서는 캘리포니아의 대규모 반증오 예산 프로그램인 'Stop the Hate'가 오는 2026년 6월 30일부로 종료될 예정이라는 긴급한 과제도 던져졌다. 예산 지원 체계의 변화가 예고됨에 따라, 향후 한인 사회를 포함한 각 소수계 커뮤니티가 주정부 재정에만 의존하기보다 자체적인 연대망을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정부 관계자들은 본보와 같은 소수계 언어 매체가 커뮤니티 내부의 신고 낙인을 없애고 정부 자원을 알리는 핵심 가교 역할을 해줄 것을 강력히 당부했다. 증오 범죄 및 인종 차별 사건을 겪거나 목격한 한인은 누구나 전화 833-8-NO-HATE(833-866-4283) 또는 웹사이트 CAvsHate.org를 통해 한국어로 안전하게 신고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김태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