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내각정보조사실을 확대 개편한 국가정보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자원 무기화 등 경제안보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탄생했다. 외교·안보는 물론 경제안보 정보 역량까지 강화하려는 조치다. 일본은 2022년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을 제정해 핵심 물자 공급망과 중요 기술 보호에 나섰고, 2024년부터 안보상 민감한 기술은 특허 출원 단계에서 비공개로 관리하고 있다. 대응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
일본의 위기감을 키운 것은 중국의 거침없는 기술 추격이다. 중국의 ‘기술 사냥’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중국 1위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전 최고경영자가 삼성전자 출신 기술진에게 “공정 기술을 가져오라”고 협박해 삼성전자의 18나노급 D램 기술이 CXMT로 유출됐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수백 단계 공정이라 모방이 어렵다는 믿음도 물거품이 됐다. CXMT는 중국 정부의 지원과 해외 인재 영입, 기술 탈취를 발판으로 급성장했다.
첨단기술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산업기술은 첨단무기 개발에도 활용되는 ‘군민 양용’ 기술이다. 기술 유출이 기업의 손실을 넘어 국가안보의 위협으로 직결되는 이유다.
첨단기술 강국 일본은 기술 보호의 빗장을 죄고, 기술 탈취까지 불사했던 중국은 이제 자국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을 통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도 기술 보호를 국가안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산업 스파이 대응과 핵심 광물 공급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경쟁국이 따라오기 어려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기술을 지키면서 앞서가는 것이 기술 빗장 시대의 생존법이다.
김동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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